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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사업자가 시행 중에 대상 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을까?
법무법인강산 조회수:1509
2017-07-13 16:29:00

참 단비 같이 시원한 판결입니다.

 

유원지 조성사업에 지정된 민간사업자가 시행 중에 대상 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을까?

대법원 뉴스레터 2017.07.13[대법원 2016두35120, 2016두35144]

 

▣ 사안의 내용 및 소송 경과

 

■ 사안의 내용

 

● 피고는 행정자치부에 보조금 지원사업인 ‘2007년도 소도읍 육성 사업’으로서 ‘담양군 메타세쿼이어길 주변을 유원지로 조성하는 사업’(= 이 사건 유원지 조성사업)을 신청하여 선정됨

 

● 전라남도지사는 2010. 1. 13. 메타세쿼이어길 주변 면적 합계 32만여㎡를 유원지 사업부지로 지정하는 담양군 도시·군관리계획을 결정·고시함

 

● 피고는 당초 의도한 민자유치가 실패하자, 사업 전부를 직접 시행하고자 2011년경부터 사업부지에 대한 협의매수를 진행하던 중, 전체 사업구역을 1단계 13(기후변화체험관, 생태공원 : 피고 직접 시행), 2단계 13(주차장, 관광호텔, 컨벤션센터, 펜션, 상가 : 민자유치), 3단계 5만㎡(메타숲광장, 체험학습장, 특산물판매장 : 피고 직접 시행)로 구분한 다음,(각주1) 그 중 2단계에 관하여 2012. 10. 18. 참가인(각주2)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여(= 이 사건 사업시행자 지정처분) 2012. 11. 1. 고시하고, 2013. 3. 14. 실시계획 인가처분(= 이 사건 실시계획 인가처분)을 하여 2013. 3. 20. 고시함

각주 1) “1, 2, 3단계 구분”은 사업구역을 공간적, 기능적으로 1, 2, 3구역으로 구분한 것에 불과하며, 순차적, 단계적 개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 실제 개발사업의 시행은 거의 동시에 진행됨.

각주 2) 피고 보조참가인 ‘A사’를 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함.

 

● 사업시행자 지정 당시 2단계 사업면적 135,260㎡ 중 사유지는 93,204㎡, 국·공유지는 42,056㎡였는데, 국·공유지는 대부분 피고가 협의매수한 토지임. 사유지 중 참가인이 소유한 토지는 55,075㎡(59.09%), 참가인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 7인이 소유한 토지가 12,547㎡(13.46%)이어서, 특수관계인을 포함할 경우 참가인이 사유지의 72.55%를 소유하여 국토계획법 시행령 소정의 사업자 지정요건(사업대상 토지면적의 3/2 이상 소유 + 토지소유자 총수의 1/2 이상 동의)을 충족하지만, 참가인 명의 소유 토지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사업자 지정요건에 미달함

 

● 피고가 인가한 참가인의 실시계획에 의하면, 2단계 구역에 상가, 펜션, 콘도, 호텔, 컨벤션센터, 음식점을 설치하는데, 참가인은 그 중 상가만 건설하여 임대하고, 나머지는 부지를 조성하여 제3자에게 분양·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시행 및 사업비용을 조달하겠다는 것임

 

● 원고 강OO은 2단계 사업부지 중 3,042㎡(답), 박OO는 2단계 사업부지 중 5,573㎡(답, 임야)를 소유하였던 자로서 참가인의 재결신청에 따른 2013. 9. 27.자 토지수용재결(수용개시일 2013. 11. 11.)로 토지소유권을 상실하였음

 

■ 사건의 주요 쟁점

 

➊ 국토계획법상 사업시행자 지정요건을 위반하여 사업시행자 지정처분을 한 경우, 그 지정처분 하자를 중대·명백한 하자로 볼 수 있는지

 

➋ 국토계획법상 사업시행기간 내 부지 매각 및 제3자에 의한 도시계획시설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실시계획이 허용되는지

 

■ 소송 경과

 

● 원심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음

 

▪ ➊ 이 사건 사업시행자 지정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참가인이 소유한 토지는 59.09%에 불과하므로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96조 제2항에서 정한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사업대상 토지면적의 3/2 이상 소유 + 토지소유자 총수의 1/2 이상 동의)을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고, 참가인의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의 기재 자체만으로도 그와 같은 하자의 존재를 쉽사리 알 수 있으므로 그 하자의 명백성도 인정되어, 이 사건 사업시행자 지정처분에는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 당연무효이고, 그에 터잡은 실시계획 인가처분 및 수용재결까지도 모두 무효이다.

 

▪ ➋ 국토계획법령의 규정들을 종합하면, 민간기업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경우 그가 주체가 되어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공사를 마칠 때까지 그 사업을 시행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실시계획은 그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참가인1이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공사를 마치기도 전에 이 사건 주요 공익시설 등의 부지를 제3자에게 매각하여 그로 하여금 주요 공익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것이어서, 이 사건 실시계획 인가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이다.

 

● 반면, 1심에서는 ➋쟁점만 다투어졌는데, 1심은 국토계획법령상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민간사업자가 유원지 전체를 직접 설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실시계획인가 받은 내용대로 유원지가 설치되도록 할 의무가 있을 뿐이어서, 주요 사업부지를 매각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음

 

▣ 대법원의 판단

 

■ 쟁점➊에 대한 판단 : 하자의 중대·명백성 인정됨

 

● 국토계획법이 사인을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하기 위한 요건으로 소유 요건과 동의 요건을 둔 취지는 사인이 시행하는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공공성을 보완하고 사인에 의한 일방적인 수용을 제어하기 위한 데에 있다. 그러므로 만일 국토계획법령이 정한 도시계획시설사업의 대상 토지의 소유와 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는데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였다면, 이는 국토계획법령이 정한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하자가 중대하다고 보아야 한다.

 

● 국토계획법령은 소유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 중 소유 요건의 기초가 되는 ‘소유권’은 민법상 소유권 취득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신청인이 사실상 소유하는 토지도 이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법령상 근거가 없으므로 사업시행자 지정을 위한 소유 요건에서 소유권의 의미에 관한 해석에 다툼의 여지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참가인의 신청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이 소유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이 분명하다. 이 사건 사업시행자 지정 처분에서 소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하자는 중대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명백하다.

 

●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의 충족 여부는 사업시행자 지정 처분의 고시일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고시일 전에 참가인이 당초 동의자 7명으로부터 소유권을 양수하여 사업 대상 토지 중 72.5%를 소유함으로써 소유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에게 토지를 양도한 당초 동의자 7명은 고시일을 기준으로 해서는 토지소유자 총수에 포함될 수 없고 동의자에서도 제외되어야 하므로 참가인은 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각주3)

각주3) 이 부분 방론 판시는 피고 측의 상고이유 제1점 주장이 자가당착에 해당함을 지적하는 부분임. 피고 측의 상고이유 제1점은, 원심과 같이 법적 소유를 기준으로 토지소유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특수관계인 7인이 2012. 10. 24. 참가인에게 12,547㎡(13.46%)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지정처분의 고시일(2012. 11. 1.)을 기준으로는 참가인이 사유지의 72.55%를 소유하였으므로 토지소유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봐주어야 한다고 주장이었음. 다른 한편으로, 피고 측은, 참가인이 당초 12,547㎡(13.46%)를 자신의 돈으로 매수대금을 지불하였고 단지 특수관계인 명의만을 빌렸을 뿐이므로 자신이 사실상 소유하는 상태이었다고도 주장하고 있음. 참가인이 이와 같이 특수관계인 명의로 토지를 매입․소유한 이유는, 참가인 외에 동의자 수를 3인에서 10인으로 편법적으로 늘려 토지소유자 총수 21명 중 과반인 11명이 동의한 것처럼 외관을 작출하여 동의율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임. 만약 피고 측의 상고이유 제1점 주장대로, 지정처분의 고시일(2012. 11. 1.)을 기준으로 지정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경우, 토지소유 요건은 충족하더라도, (특수관계인 7인을 제외하면) 토지소유자 총수 14명 중 4명만 동의한 것(동의율 28.57%)이어서 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이 분명함.

 

● 이 사건 사업시행자 지정처분이 당연무효인 이상, 이에 기초한 후행처분인 이 사건 실시계획 인가처분도 무효임

 

■ 쟁점➋에 대한 판단 : 하자의 중대성은 인정되나, 명백성은 인정되지 아니함

 

● 국토계획법의 규정 내용에 따르면, 사업시행자인 사인은 그 책임으로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공사를 마쳐야 하고, 사업시행자 지정을 받지 않은 사인은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을 시행할 수 없다. 사업시행기간 중에 사업 대상인 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하고 그 제3자에게 도시·군계획시설을 설치하도록 한다면 그와 같은 내용의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은 사실상 토지를 개발·분양하는 사업으로 변질될 수 있는데다가 개발이익이 배제된 가격으로 수용한 토지를 처분상대방이나 처분조건 등에 관한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고 매각하여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됨으로써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공공성을 현저히 훼손하게 된다. 또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등의 법률에서 일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공익사업의 대행을 허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토계획법은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대행을 허용하는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사인인 사업시행자가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대상인 토지를 사업시행기간 중에 제3자에게 매각하고 제3자로 하여금 해당 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실시계획은 국토계획법상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기본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실시계획을 인가하는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다고 보아야 한다.

 

● 다만, 이 사건 실시계획 인가처분 당시까지 사업시행기간 내에 사업 부지 일부를 제3자에 매각하고 그로 하여금 시설의 일부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실시계획은 국토계획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가 제시된 적이 없다. 국토계획법이 명시적으로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 대행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도시·군계획시설의 처분 시기에 관해서도 별다른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없지 않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실시계획 인가처분의 하자가 명백하다고 볼 수는 없다.

 

● 이 사건 실시계획 인가처분의 하자가 명백하다고 본 원심판단은 잘못이지만, 당연무효인 이 사건 사업시행자 지정처분에 기초한 이 사건 실시계획 인가처분이 당연무효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과적으로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님

 

▣ 판결의 의의

 

선행처분(사업시행자 지정처분)이 당연무효이어서, 그에 터잡은 실시계획 인가처분 및 토지수용재결까지도 모두 당연무효라고 판단한 사례임

 

사업시행자 지정요건(토지소유 및 동의율 요건)은 지정처분일을 기준으로 (사실상의 소유를 제외하고) 법적 소유권만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는 대법원 2004. 7. 10. 선고 20137025 판결(분당 납골당 사건)에서 판시한 바 있음

 

■ 피고 보조참가인의 유원지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실시계획(사업시행계획)이 그 내용 자체로 유원지 조성과는 거리가 먼, 상가조성을 위한 토지분양사업에 불과하여, 국토계획법상 허용되지 않음을 분명히 하였음

 

● 민간사업자가 시행하는 도시·군계획시설 조성사업의 형식(유원지)과 실질(휴양형 주거단지)의 괴리는 중대·명백한 하자이어서 실시계획 인가처분이 당연무효에 해당한다는 법리는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1두3746 판결(제주 예래 유원지 사건)이 선고된 바 있음

 

●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진정한 의의는, 민간사업자가 사업시행기간 중에 사업 대상인 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내용의 실시계획은 국토계획법령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분명히 하였다는 데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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